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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LL I MAKE IT HAPPEN

[유발 하라리] 코로나 이후의 세상. 혼돈 이후의 질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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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판데믹 사태가 일어난 지 어느덧 3개월이 넘어간 지금. 코로나 이후 사태가 어떻게 변할 것인지, 주식은 언제 반등하는지, 무엇을 대비해야 하는지,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운 요즘이다. IMF는 최근 2020년 전 세계의 마이너스 성장률을 예측하는 보고서를 발표했고, 많은 경제학자와 저자들은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의 삶이 어떻게 변화할지에 대한 글을 쏟아내고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자료가 영어라는 것, 그리고 한국어로의 번역 지원이 많지 않다는 것. 그래서 당분간 많은 유수의 학자들이 예측한, 기고한 기사 혹은 글들을 번역하여 올려보려 한다. 혹시나 필요한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결국 나 스스로를 위해서다.

전문 번역가가 아닌 관계로 의역이 많다. ex) 비누 경찰 -> 공권력.

원문은 이미지를 클릭하면 이동 가능하다.

인류는 지금 세계적인 위기에 직면해있다. 우리 세대의 가장 큰 위기일 것이다. 앞으로 몇 주간 내려지는 결정은 향후 수년간의 세계를 형성할 것이다. 이는 의료 시스템뿐만 아니라 경제, 정치, 문화까지도 영향을 줄 것이다. 우리는 신속하고 결단력 있게 행동해야 한다. 또한 우리 행동의 장기적인 결과도 고려해야 한다. 수많은 대안 중 하나를 선택할 때, 당장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뿐 아니라 폭풍이 지나간 후에 살아갈 삶에 대해서도 자문해보아야 한다. 그렇다. 폭풍은 지나갈 것이고, 인류는 살아남을 것이고, 우리 중 대부분도 살아있을 것이다. 다만 다른 세계에 살 뿐이다.

많은 단기적인 조치는 삶을 영위하게 할 것이다. 이 것이 비상사태의 본질이다. 이는 역사적인 과정들을 빠르게 진행시킨다. 정상적인 경우에 몇 년의 심의가 필요할 수 있는 결정은 단 몇 시간만에 통과된다. 미숙하고 위험한 기술일지라도 제공할 수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경우 수반되는 위험이 더 크기 때문이다. 나라 전체가 대규모 사회 실험에서의 기피니그 같은 역할을 한다. 모두가 재택근무를 하고, 원격으로 의사소통을 할 때 무슨 일이 일어나게 될까? 학교 전체가 온라인으로 수업을 하게 된다면? 따위의 실험을 수행하는 것에 정부, 기업 및 교육 위원회가 동의를 한다는 것은 보통의 경우라면 어불성설이다. 하지만 지금은 보통의 경우가 아니다.

이러한 위기의 시대에, 우리는 특히 두 가지의 중요한 선택에 직면한다. 첫째는 전체주의 감시와 시민의 권한 부여 사이의 문제이고 두번째는 민족주의 고립과 글로벌 연대 사이의 문제이다.

사진은 이탈리아의 거리를 찍고있는 CCTV를 캡쳐한 것으로 사진작가 Graziano Panfili의 작품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이 전염병과의 전쟁에서 세계의 몇몇 정부는 새로운 감시 도구를 배치했다. 가장 주목받고 있는 사례는 단연 중국이다. 사람들의 스마트폰을 면밀히 감시하고, 얼굴인식 카메라를 수억 대나 사용하고, 체온과 건강 상태의 보고를 의무화함으로써 중국 당국은 바이러스의 의심 환자를 신속하게 식별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이들의 움직임을 추적하고 접촉자를 식별할 수 있었다. 다양한 모바일 앱이 시민들에게 감염 환자와의 접촉에 대한 경고를 할 수도 있었다.

이런 기술은 동아시아에 국한된 것만은 아니다. 이스라엘의 Benjamin Netanyahu 총리는 최근 이스라엘 보안국에 코로나 바이러스 환자를 추적하기 위해 보통 테러리스트와 싸우는 데 사용되는 감시기술을 배치할 것을 허가했다. Benjamin  Netanyahu 총리는 관련이 국회 소위원회가 이 법안의 승인을 거부하자 "비상령"으로 이 법안을 밀어붙였다.

이 모든 것에 대해 새로울 것이 없다고 주장을 할 수도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정부와 기업은 모두 사람들을 추적, 감시, 조종하기 위해 훨씬 더 정교한 기술을 사용해왔다. 하지만 우리가 조심하지 않는다면 전염병은 감시의 역사에서 중요한 분수령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이를 부정해 온 국가에 대량 감시 도구의 배치를 정당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표면적인 감시뿐 아니라 더 깊은 감시로 극적인 전환을 의미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지금까지 당신의 손가락이 스마트폰 화면을 터치하여 링크를 클릭할 때, 정부는 당신이 무엇을 클릭하는지를 정확히 알고싶어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바이러스와 함께 그 초점은 옮겨간다. 이제 정부는 당신 손가락의 온도와 혈압까지 재고 싶어 하는 것이다.

전염병을 멈추기 위해 생체 인식 팔찌를 정부가 제안한다면?

우리가 감시를 통해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 중 하나는 바로 우리가 누구에게 어떻게 감시를 받고 있는지, 앞으로 몇 년 동안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무고 모른다는 것이다. 감시기술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으며, 10년 전 공상 과학으로 보였던 것들은 이미 오래된 뉴스에 지나지 않는다. 모든 시민이 24시간 체온과 심박수를 모니터링하는 생체 인식 팔찌를 착용하도록 요구하는 정부를 상상해보자. 데이터는 정부 알고리즘에 의해 축적되고 분석될 것이다. 알고리즘은 당신이 아프다는 것을 당신보다 먼저 알게 될 것이고, 당신이 어디에 있었는지, 그리고 누구와 만났는지 또한 알게 될 것이다. 감염의 사슬은 급격히 단축되고, 심지어 사슬 자체가 없어질 수도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의심할 여지없이 며칠 내에 전염병을 멈출 수 있을 것이다. 멋있지 않은가?

또 하나의 문제는 이러한 감시 시스템에 정당성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누군가 CNN 뉴스가 아닌 Fox 뉴스 링크를 클릭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그는 나의 정치적 견해나, 심지어 나의 성격까지도 대략 파악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누군가 유튜브를 보는 동안 나의 체온, 혈압, 심박수를 체크한다면 그는 무엇이 나를 웃게하는지, 무엇이 나를 울게 하는지, 무엇이 나를 화나게 하는지 등 까지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분노, 기쁨, 지루함, 사랑은 열이나 기침과 마찬가지로 생물학적 현상이라는 것을 기억하는 것은 중요하다. 기침을 식별하는 동일한 기술로 웃음을 식별할 수 있다. 기업과 정부가 집단적으로 우리의 생체 데이터를 수집하기 시작하면, 그들은 우리가 우리에 대해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우리를 잘 알게 될 것이다. 나아가 그들은 우리의 감정을 예측하는 것 뿐 아니라 우리의 감정을 조작하고, 무엇이든 그들이 우리에게 팔기를 원하는 것을 팔 수도 있을 것이다. 상품일 수도, 정치인일 수도 있다. 생체인식 모니터링은 Cambridge Analytica의 데이터 해킹 전술이 마치 석기시대의 것처럼 보이게 한다. 모든 시민이 하루 24시간 생체 인식 팔찌를 착용해야 하는 북한의 2030년을 상상해보라. 김정일의 연설을 듣는 동안 당신이 일말의 분노를 느낀다는 것을 포착당하는 순간, 당신은 끝난 것이다.

당신은 물론 생체 감시에 대한 이야기를 비상 상황에서의 임시조치로만 이해할 수 있다. 비상사태가 끝나면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임시 방면이라고 하는 것은, 특히 지평선 너머에 새로운 비상 상황이 도사리고 있는 지금과 같은 때에는, 지속되는 비상 사태라는 것에 대한 지독한 진실이 놓여 있다. 예를 들어, 제 고향 이스라엘은 1948년 독립 전쟁 동안 비상사태를 선포하였는데, 이 전쟁으로 언론 검열과 토지 몰수에서부터 푸딩 특별 규정까지 다양한 임시 조치들이 정당화되었다. 독립전쟁은 오래전부터 승리했지만 이스라엘은 비상사태를 철회하지 않았으며, 1948년 "임시적" 조치들 중 많은 것들이 폐지되지 못했습니다 (2011년 푸딩령은 폐지되었습니다).

심지어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 0으로 감소한다 하더라도 데이터에 굶주린 정부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재발하는 사태에 대한 두려움에, 혹은 중앙 아프리카에서 새로운 에볼라 변종이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등의 이유로 생체 감시 시스템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을 할 수 있다. 우리는 알고 있지 않은가. 최근 몇 년 동안 우리의 사생활을 둘러싼 싸움이 치열했다는 것을. 코로나 바이러스 위기가 전투의 정점이 될 수 있다. 사람들에게 사생활 그리고 건강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건강을 선택할 것이기 때문이다.

The Soap Police

사람들에게 건강 혹은 사생활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것 자체가 사실 문제의 근원이다. 이는 잘못된 선택지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사생활과 건강 둘 다 즐길 수 있고, 즐겨야 한다. 우리는 전체주의적인 감시 제도를 도입하는 게 아니라 시민들에게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우리의 건강과 전염병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할 수 있다. 최근 몇 주 동안,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은 한국, 대만, 싱가포르에서 성공적으로 억제되었다. 이러한 국가들은 추적의 용도로 애플리케이션을 어느 정도 활용하기는 했지만, 광범위한 테스트, 정직한 리포트, 그리고 정보에 밝은 대중의 협력에 훨씬 더 의존했다.

 중앙집권화된 감시와 가혹한 처벌만이 사람들을 지침을 준수하도록 만드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과학적인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사람들이 공권력이 진실을 말하고 있다고 믿을 때 사람들은 옳은 일을 할 수 있다. '빅 브라더'의 감시가 없더라도 말이다. 스스로 동기가 부여되고 정보에 밝은 국민은 치안 유지에 무지한 사람들보다 훨씬 강력하고 효과적이다.

비누로 손을 씻는 것을 생각해보자. 이는 위생에 있어 인간에게 가장 큰 발전 중 하나이다. 이 간단한 행동은 매년 수백만 명의 생명을 구한다. 우리는 이를 당연하게 여기지만 과학자들이 비누로 손을 씻는 것의 중요성을 발견한 것은 불과 19세기다. 이전에는 의사와 간호사마저 손을 씻지 않고 수술대를 넘나들었다. 오늘날,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매일 손을 씻는다. 공권력을 두려워해서가 아니라, 사실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나는 박테리아와 바이러스에 관해 들어본 적이 있기 때문에 손을 씻는다. 나는 이런 작은 유기체들이 질병을 일으킨다는 것을 알고 있고, 비누가 이를 제거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수준의 협동을 이루러면 신뢰가 필요하다. 사람들은 과학을 신뢰하고, 공공 기관을 신뢰하고, 연론을 신뢰해야 한다. 지난 몇 년 동안 무책임한 정치인들은 과학, 공공 기관, 그리고 언론에 대한 신뢰를 의도적으로 훼손했다. 이제는 이 무책임한 정치인들은 권위주의로 가는 고속도로를 타고 싶어 할지도 모르겠다. 대중이 과연 옳은 일을 할 수 있는지, 믿을 수 없다면서 말이다.

일반적으로 수년 동안 잠식된 신뢰는 하룻밤 사이에 회복될 수 없다. 하지만 지금은 보통의 상황이 아니다. 위기의 순간에는 마음 또한 빠르게 변할 수 있다. 몇 년 동안 형제자매들과 심한 말다툼을 할 수 있지만, 어떤 위급한 일이 생기면 갑자기 신뢰와 친밀감을 발견하고는 서로 돕겠다고 서두른다. 감시체계를 구축하는 대신 과학, 공공 기관, 언론 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다시 쌓는 것도 늦지 않았다는 말이다. 우리는 새로운 기술 또한 이용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들은 대중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 나의 체온과 혈압을 감시하는 것에는 전적으로 찬성하지만, 그 자료가 권력을 가진 정부를 만드는 데 사용하는 것을 찬성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더 많은 정보에 입각해 스스로 선택을 할 수 있고 정부의 결정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

하루 24시간동안 나 자신의 건강 상태를 추적할 수 있다면 내가 다른 사람에게 건강상의 위험이 되었는지의 여부뿐 아니라 어떤 습관이 내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지 또한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에 대한 믿을만한 통계 자료를 분석할 수 있다면, 정부가 나에게 진실을 말하고 있는지, 전염병을 퇴치하기 위한 올바른 정책을 채택하고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 감시 기술이라는 것은 정부가 개인에 적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개인도 정부를 감시할 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따라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판데믹 사태는 시민권의 중요한 시험 관문이다. 당분간 우리는 근거 없는 음모론과 자기 잇속만 차리는 정치인들보다 과학적인 자료와 건강에 대한 전문가들을 신뢰하는 선택을 해야 한다. 만약 우리가 올바른 선택을 하지 못한다면, '감시 기술'이 우리의 건강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하며 가장 소중한 가치, 자유를 파괴하는 데 서명을 하게될지도 모를 일이다. 

We need a global plan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두 번째 중요한 선택은 민족주의의 고립과 세계적 연대이다. 전염병 자체와 그로 인한 경제 위기 모두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이는 세계적인 연대로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무엇보다 바이러스를 퇴치하기 위해서는 세계적으로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이것이 인간이 갖는 큰 장점이다. 중국의 코로나 바이러스와  미국의 코로나 바이러스는 정보를 교환할 수 없지만 중국은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와 이를 다루는 방법에 대한 가치있는 정보를 미국에 제공할 수 있다. 이탈리아 의사가 밀라노에서 오늘 아침에 발견한 정보는 오늘 테헤란에 사는 사람들의 목숨을 살릴 수 있다. 영국의 정부가 몇몇 정책으로 망설이고 있을 때, 같은 딜레마를 한 달 전에 겪은 한국으로부터 조언을 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일들이 가능해지기 위해서는 우리는 전 세계적인 연대와 신뢰가 필요하다.

각국은 공개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겸손하게 조언을 구해야 하며 그들이 받는 데이터와 통찰력을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의료 장비, 특히 테스트 키트 및 호흡기의 생산 및 유통을 위한 세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모든 국가가 현지에서 어떤 장비를 먼저 수급할지에 관해 노력하는 대신 전 세계적으로 조율된 생산망을 크게 가동하고 '구명 장비'를 보다 공정하게 배분할 수 있어야 한다. 전쟁 중에는 국가가 주요 산업을 국유화하는 것처럼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인류의 전쟁은 중요한 생산라인을 "인간화" 해야 할 수도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진 사례가 적은 부유한 국가는 추후 도움이 필요할 경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믿고, 사례가 많은 가난한 국가에 필요한 것을 기꺼이 공급해야 한다.

우리는 의료진을 모으기 위해 세계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현재 영향을 덜 받은 국가들은 세계에서 가장 피해가 심한 지역에 의료진을 파견함으로서 그들이 필요로 하는 도움을 줄 수 있고, 귀중한 경험 또한 쌓을 수 있다. 추후에 도움이 반대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할 수도 있지 않은가.

경제 분야에서도 세계적인 협력은 절실하다. 경제와 공급망이라는 세계적인 특성을 고려할 때 일부 정부의 독자적인 행동은 혼란과 위기의 심화만 초래할 뿐이다. 우리는 세계적인 계획과 실행이 필요한다. 빠르게.

다른 요구사항은 바로 여행에 관해 포괄적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다. 모든 국제 여행을 몇 달 동안 중단한다는 것은 엄청난 어려움을 야기하고 나아가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전쟁 또한 방해하게 될 것이다. 각국은 과학자, 의사, 언론인, 정치인, 사업가와 같은 필수 여행객들이 국경을 넘나들 수 있도록 협력을 해야 한다. 이는 자국에서의 여행자 사전 검사에 대한 전 세계적인 합의를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다. 만약 당신이 사전에 주의 깊게 검사 된 여행자만 탑승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당신은 기꺼이 여행자가 자국에 발을 들여놓는 것을 받아들일 것이다.

 

 

불행히도 현존하는 대부분의 나라들은 이러한 일들을 시행하고 있지 않다. 집단 마비가 국제 사회를 사로잡았다. 집에 어른이 없는 것 같다. 한 명은 이미 몇 주 전에 공통된 행동 계획을 내놓기 위한 긴급 회의를 여는 세계의 지도자들을 볼 것이라 예상했을 것이다. G7 정상들은 이번 주에야 가까스로 화상 회의를 조직했지만 '그런 계획'은 도출되지 않았다.

2008년 금융 위기나 2014년 에볼라 사태 같은 이전의 세계적인 위기에서 미국은 글로벌 리더의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현 미국 행정부는 리더의 자리를 포기한 모양새다. 그들은 인류의 미래보다 미국의 위대함을 훨씬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미국 행정부는 동맹국마저 저버렸다. EU로부터의 모든 비행을 금지했을 때, 이러한 극단적인 조치에 대해 EU와 상의는 커녕 사전 통보조차 하지 않았다. 그들은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을 독점적으로 구매하기 위해 독일의 한 제약회사에 1억 달러를 제공하여 큰 스캔들을 일으켰다. 비록 현 정부가 결국 방침을 바꿔 '그런 계획'을 내놓는다 할지라도 책임을 지지 않고, 실수를 인정하지 않으며, 모든 책임을 남에게 떠넘기며 자신을 위해 모든 공을 돌리는 지도자를 따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미국이 남긴 공백을 다른 나라가 채우지 않는다면 현재의 전염병을 막는다는 것은 훨씬 더 어려워질 뿐 아니라, 이로 인한 유산은 앞으로도 몇 년 동안이나 국제 사회에서 독으로 작용할 것이다. 하지만 모든 위기는 기회이다. 우리는 이러한 전염병이 인류로 하여금 분열을 야기할 수 있는 위험이라는 것을 깨닫는데 도움이 되기를 희망해야 한다.

인류는 선택을 해야 한다. 분열의 길을 갈지, 연대의 길을 택할지. 만약 우리가 분열을 선택한다면 우리는 위기의 연장 뿐 아니라 미래에 더 큰 재앙을 낳을 것이다. 우리가 세계적인 연대의 길을 택한다면 이는 바이러스에 대한 승리뿐 아니라 21세기에 인류가 다시 마주할지 모르는 전염병이나 위기에 대한 승리를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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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val Noah Harari is author of ‘Sapiens’, ‘Homo Deus’ and ‘21 Lessons for the 21st Century’ Copyright © Yuval Noah Harari 2020 Follow @FTLifeArts on Twitter to find out about our latest stories first. Listen to our culture podcast, Culture Call, where editors Gris and Lilah dig into the trends shaping life in the 2020s, interview the people breaking new ground and bring you behind the scenes of FT Life & Arts journalism. Subscribe on Apple, Spotify, or wherever you lis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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