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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C] KHCU

코로나 이후 고객의 행동과 습관은 어떻게 변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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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대공황이 일어난 지 불과 10년. 우리는 전 세계 전반에 걸쳐 경제와 공황 그리고 소비자의 행태 변화에 관해 연구하고 기록해왔다. 많은 변화가 있었고, 느꼈고, 실제로 보고되었지만 모든 걸 다 떠나서 결국 한 가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분명한 일관적 변화가 있었다는 것. 분명한 세계와 시장의 변화가 있었다는 것이 그것이다.

그리고 10년 후, 다시금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를 덮쳐왔다. 치솟는 확진자, 사망자, 실업률, 그리고 확찐자까지. 안 그래도 엉망진창인데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라, 상점의 문을 닫으라는 국가 혹은 사회의 요구 또한 받고 있다. 언제나 그렇듯이, 세상은 자연스레 치유되어 가겠지만 이 과정에서 분명히 승자보다 더 많은 패자가 나타나리라. 

우리는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큰 변화를 겪을 때마다 태도, 행동과 습관 또한 변화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를테면 일반적으로 집을 이사하게 된다거나, 아이를 낳는다거나 하는 변화를 겪을 때 그렇다. 지금의 상황 또한 다를 바 없다. 다만 개인이나 가정의 변화가 아닌 사회 전체의 큰 변화라는 것과, 이 모든 변화가 우리에게 큰 트라우마를 안긴다는 점에서 다를 뿐이다.

조직은 위기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많은 조직들 내부에서의 변화가 생길 것이다. 업무의 범위나 형태 또한 변할 것이다. 고객이 중심이 되는 조직, 혹은 정치에 있어서는 더더욱 그렇다. 항공사, 호텔, 여행사 등도 예외일 순 없겠다. 더불어 의료 보험, 은행은 물론이요, 맥도널드, 버커킹과 같은 요식업에서의 변화 또한 우리는 직접적으로 겪고 있고, 변화를 예상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기업의 태도가 아닌, 소비자의 행동은 어떻게 변하게 될까?

 

1. 안천 및 청결 우선

1년 전을 생각해보자. 천으로 뒤덮인 비행기의 좌석을 누가 더럽다고 컴플레인을 한 적이 있었는가? 나는 심지어 비행기에서 배드버그에 물렸다는 후기까지 들은 적이 있다. 항공사나 호텔에서 청소 절차에 대해 설명을 해준다 할지라도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매일 방역을 하고 소독, 청소를 하는데도 병원 내의 청결이나 일상생활에서의 병균에 민감한 사람들의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문제의 해결책은 이제 더 이상 청소를 하는 것뿐 아니라 소독약 냄새가 나고, 직접적으로 방역을 하는 모습을 보는 것까지도 요구된다. 안전과 청결에 대한 기준이 달라진 것이다. 이에는 손소독제, 마스크와 같은 청결에 관련된 용품의 꾸준한 수요 증가뿐 아니라 향후 잠재적인 차별화를 위한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2. 모임을 경계하는 사람들

현재 거주하고 있는 싱가포르는 조금 유난스러운 편이긴 하지만 모든 지하철이나 레스토랑에서 한 칸씩 띄워 앉는 것이 디폴트가 되어버렸다. 군중이 모인 자리를 보면 두려워하는 것은 물론이요, 공간이 좁은 곳에 두 사람 이상이 같이 있게 될 때의 알 수 없는 긴장감과 경계심은 말로 표현을 할 수가 없다. 시간이 지나면 사회적 거리두기의 종식을 축하하며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을 보게 될 수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극장, 경기장, 쇼핑몰, 콘서트장 같은 곳으로의 발길이 완전히 회복되리라는 기대감이 크게 줄어준 요즘이다. 사람들은 사람들은 무서워하고 있다.

3. 전자상거래

한국에서는 쿠팡부터 마켓 컬리에 이르기까지 새벽 배송이나 당일 배송은 물론이요 익일 배송만 되어도 늦어서 불편하다는 사람이 속출하지만 외국은 사정이 다르다. 한국처럼 접근성이 높지가 않다. 하지만 싱가포르에서는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전자상거래를 장려할 뿐 아니라 이 기회를 통해 많은 배달, 택배 서비스가 붐을 타는 모양새이다. 코로나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고, 사회 활동에 대한 두려움이 점점 굳게 자리잡아가는 요즘 이를 등에 업은 미국의 아마존 프라임, 싱가포르의 라자다나 레드 마트, 중국의 알리바바, 인도의 월마트(플립카트) 등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성장이 기대된다.

4. 디지털화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는 것을 실감한다. 우리는 ZOOM을 통해 화상 회의를 하는 것이 일상화되었고, 스카이프나 다른 화상 채팅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원격 술판'을 벌이는 것이 어색하지 않다. 심지어 나는 현지의 친구들과 houseparty, plato, phych 등의 어플로 주말에 화상 채팅 및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마치 집에 친구가 놀러 온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이 얼마나 빠른 적응력인가. 우리는 바이러스 발생 이전에도 점차적으로 디지털에 익숙해져 갔지만 바이러스로 인한 사회의 빠른 변화는 우리를 더욱더 빠른 디지털화로 이끌 것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비단 엔터테인먼트나 회사 업무뿐 아니라 교육, 건강 관리 등에서의 digitalization은 적응할 새 없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5. WFH

4번과 비슷한 맥락이다. 집에서 업무를 본다는 것. 이는 많은 조직들로 하여금 몇몇 회의와 수다의 불필요함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주었다. 앞으로 내부적으로 일하는 방식은 물론이고 사람들의 '능력 주의'는 더욱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변함에 따라 소비자들은 회사에 있을 법 한 가전제품들이나 편안한 책상, 의자 등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이고 더불어 클라우드 미팅스나 zoom과 같은 화상 애플리케이션, 슬랙이나 잔디 같은 플랫폼 또한 유저가 더욱 많아질 수 있겠다.

6. 넷플릭스 만세! VR 만세!

영화관이 폐쇄되면서 사냥의 시간이라는 영화가 최초로 넷플릭스에서의 개봉을 한다고 공표한 바 있다. 물론 홍보 대행사 및 해외 배급사 간의 법적 분쟁으로 넷플릭스에서의 영화 개봉은 무산되었지만 이러한 움직임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분명하다. 우리는 더이상 외부로의 출입에 얽매이지 않는다. 집에서도 무수히 많은 일들이 가능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VR을 구매하고, 닌텐도를 구매하고, 비디오 게임기를 구매함으로써 집에서의 여가활동 및 심지어 운동을 즐기기고 있고, 넷플릭스를 통해 드라마와 영화를 접한다. 게다가 이 모든 것들은 개인에 최적화된 아이템이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기대나 취향에 맞출 필요가 없는 것이다. 개인의 입맛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해주고, 개인의 체형에 맞는 운동을 추천해주는 등의 personalized service를 제공해주는 사업이 발전할 것이고 사람들은 이에 점점 익숙해지리라.

7. 선호하는 여권(국적)의 변화 그리고 이민률

우리는 미대륙과 유럽 대륙에서의 의료 시스템의 한계를 목격했다. 비단 의료 시스템만의 한계가 아니라 민간 보험사들의 한계 또한 분명해졌다. 더불어 그들은 대한민국, 싱가포르, 대만의 선진 방역 시스템과 의료 시스템을 목격했다. 국경의 장벽이 무너진 것이다. 그들은 더 이상 그들의 여권에, 정부에, 의료 시스템에 신뢰를 하지 못할 것이다. 자존심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릴지언정. 

8. 로봇과 AI

로봇은 바이러스에 감염이 되지 않는다. 더불어 발전하는 인공 지능까지 탑재된다면 효율적이고 빠른 진단은 물론 테스트의 정확도 또한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심지어 드론이 사람들의 체온을 측정하는 데에 사용된다는 뉴스 또한 듣고 있다. AI는 사람보다 암을 더 빨리 발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와 동시에 일부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한 사례 또한 보고된다. 하지만 AI 알고리즘이 훨씬 더 많은 데이터를 처리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고 이를 개선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우리는 로봇과 더 친밀해질 것이고, 그들을 신뢰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9. 딜리버리

중국은 이미 예상을 하고 현금을 사용하지 않았던 것일까. 내가 생각하는 이 모든 것의 기본은 '감염에 대한 두려움'으로 귀결되는데 이 또한 마찬가지이다. 배달 기사들은 사람들과의 접촉을 꺼려할 것이고, 사람들 또한 배달 기사와의 접촉을 꺼려할 것이다. 이는 곧 무현금, 무접촉으로 향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부터 현금을 거래하는 것이 불결하게 느껴져 되도록이면 카드를 탭 하는 방식으로만 결제를 하고, 모든 배달 음식은 문 앞에 두고 가라고 민감하게 구는 데서 기인한 것이리라.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병한 지 거의 4개월. 우리는 이 바이러스가 주는 공포의 감정에 휩싸인 채 2020년 상반기를 보내고 있다. 매일 울리는 재난 문자와 끊임없이 늘어가는 확진자와 사망자. 마치 내일이라도 전쟁이 날 것처럼 사재기를 하는 사람들. 우리는 인식하지 못하는 새에 '생존 모드'가 되어 휴지가 오염이 되었다는 가짜 뉴스에도 미친 듯이 반응하며 panic buying에 열중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살고 있다. 그리고 행여 우리가 비합리적인 선택을 할 때에라고 군중을 따르는 것이 맞다는 인지적 편견이 작동해 스스로를 합리화한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고객의 충족되지 못한 욕구'가 무엇인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성적인 것을 넘어 감정적인, 잠재의식 아래에 깔려있는, 비합리적일지도 모르나 우리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되는 배경 또한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과연 우리는 어떤 세상을 살게 될까? 노란 재킷을 입은 높은 아저씨가 TV에 나와 '코로나 이전의 세상은 다시 오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말을 하는 현재에서의 공포감이 어떤 방향으로 우리를 이끌게 될까?

모든 것을 다 예측하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분명히 변화가 오고 있다는 것, 이미 왔다는 것을 인지하고 충분히 대비하여 그나마 이 사태에서 살아남는 개인이, 기업이 되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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